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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한인타운 대선분위기 ‘썰렁’

제21대 대통령 선출을 위한 선거가 한국은 6월3일이지만, 워싱턴을 포함해 재외선거는 오는 20일부터 시작돼 불과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현재 한인타운 대선 분위기는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조용하다 못해 썰렁함을 느끼게하는 이런 분위기가 등록율 저조에 이어 투표 참여 저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온다.   기자가 12일 애난데일 한인타운에서 몇몇 동포들을 만나 대선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 이런저런 관심과 말은 많지만 내놓고 후보 지지나 후원은 꺼려하는 모습이 역력함을 느낄 수 있었다. 애난데일 한인타운 중심가 한 식당에서 만난 김모(60대) 씨는 “한국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는 한인들끼리도 첨예한 이념과 진영 논리가 맞서는 아주 민감한 이슈기 때문에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근 카페에서 만난 또 다른 한인 50대 박모 씨는 “한국과 다르게 재외국민에게는 신문 광고, 현수막 등 직접적인 지지 활동에 제약이 많은 것은 물론 단체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행위도 금지돼 있어 사실상 선거운동을 할 수가 없다”며 제도개선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 선거 때마다 빠짐없이 투표 참여를 하고 있다는 40대 주부 최모 씨는 선거 분위기가 가라앉은 원인 중에 하나는 공관의 투표 방식을 꼬집었는데 “넓을 땅 덩어리에 비해 투표소는 극히 제한돼 일부 투표자들은 자동차로 3-4시간을 운전해야 하는 관계로 아예 투표 포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기자가 만난 한인 유권자들은 재외선거가 시작된 지 10여 년이 넘도록 참여율이 크게 변하지 않는 상황에서 투표 방식 변경이나 홍보 활성화 등 전반적인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제21대 대선과 관련해 워싱턴지역 재외선거는 버지니아 알렉산드리아 소재 한인커뮤니티센터에서는 20일부터 25일까지, 메릴랜드 컬럼비아 소재 메릴랜드 한인회관에서는 22일부터 24일까지 실시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한 기자 [email protected]대선분위기 한인타운 워싱턴지역 재외선거 한인타운 중심가 현재 한인타운

2025-05-12

[사설] 4.29 잊어도 되는가

우리는 지난 29일을 침묵 속에 보냈다. LA폭동 33주년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 시정부는 몇 줄의 성명만 발표했고, LA한인회 등 단체들은 “이런저런 사정으로” 기념행사를 열지 않았다.   올해는 다들 바빴다. 새 정부 취임, 쏟아진 행정명령, 대형산불, 탄핵, 관세, 조기대선에 숨돌릴 틈 없이 떠밀려 벌써 5월이다. ‘이런저런 사정’을 이해는 하지만 4.29를 잊어도 되는가에 대한 답은 될 수 없다. 특히 LA 한인들에게 4.29는 역사적인 책임이 있다. 김치의 날, 한복의 날과는 다른, 삶의 구체적 아픔이 박힌 날이어서다.   1992년 4월 29일, 흑인 남성 로드니 킹을 무차별 폭행한 백인 경관 4명에게 내려진 무죄 평결은 도시를 분노로 폭발시켰다. 6일간의 폭동은 63명의 사망자, 2,300여 명의 부상자를 냈고, 거리는 방화와 약탈의 무법천지로 변했다. 그 불길과 약탈의 참상은 엉뚱하게도 LA 한인 사회를 가장 혹독하게 덮쳤다. 2,200여 개 한인 업소가 파괴됐고, 전체 10억 달러 재산 피해의 40%에 달하는 4억 달러를 한인들이 고스란히 떠안았다.   그날 오지 않는 경찰을 기다리며 삶의 터전을 맨몸으로 지켜야 했고, 불타는 가게를 바라만 봐야 했던 한인들의 절규는 30년이 넘은 지금도 사진 속에 아프게 박혀있다.   잊지 말자는 뼈아픈 다짐의 농도가 옅어지는 이유중 하나는 구심력이 없어서다. 기념할 주관단체도, 상징적 공간도 없다.   사실, 4.29는 제대로 기억될 수 있었다. 피해 수습의 결정권을 쥔 일부 한인들의 욕심과 무능력이 아니었다면 말이다.   유례없었던 한인들의 아픔을 위로하는 성금은 무려 1200만 달러에 달했다. 지금 가치로는 2배가 넘는 2650만 달러다. 관리와 집행을 위해 ‘한미구호기금재단’이 만들어졌지만 돈이 모이니 싸웠다. 피해자가 아닌데 피해자라 주장하고, 피해자들을 지켜줬다면서 그 대가를 달라는 단체도 생겼다. 폭동 1년 뒤 남은 돈은 170만 달러에 불과했다. 그 중 90만 달러를 들여 현재 한인타운 6가에 있는 MBC아메리카 건물을 ‘폭동 기념관’ 용도로 매입했다. 운영은 부실했다. 구입 5년 만인 1999년 압류 위기에 매각됐고, 남은 돈 22만 달러도 투자로 날렸다. 잘못은 모두에게 있었으나 책임지는 이는 없었다. 성금 유용 의혹은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고 있다. 당시 재단의 무능함은 이후 기념단체 재설립에도 걸림돌이 됐다. 폭동 20주년인 지난 2012년 단체를 만들겠다는 이들이 있었지만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역사적 아픔을 계승하려는 노력은 다른 커뮤니티에서 배울 점이 많다. 일본계 커뮤니티는 지난 2월19일 리틀도쿄의 혼간지 사찰에서 ‘추모의 날(Day of Remembrance)’ 연례행사를 열었다. 1942년 이날 루즈벨트 대통령이 ‘행정명령 9066호’에 서명하면서 당시 전국의 일본계 미국인들이 진주만 공습의 공범으로 몰려 강제수용소로 수감됐다. 서부에서만 12만 명이 자유를 빼앗겼다.   그 역사를 재조명하기 위해 일미박물관은 지난 1월부터 새 단장을 시작했다. 그 중심에는 강제 수용소 역사를 담은 1만150스퀘어피트 규모의 상설 전시관이 있다. 주제는 ‘미래, 지금 여기: 인종차별의 현실, 민주주의의 꿈’이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리틀도쿄는 지난해 국립역사보존신탁이 꼽은 ‘사라질 위기의 역사 유적지 11곳’에 포함됐다. 역사를 기억하려 안간힘을 써도 커뮤니티의 존속은 쉽지 않다는 선례다.   4.29는 끝난 역사가 아니다. 현재 진행형일 수 있는 우리 사회의 과제들을 경고하는 신호등이다. 법 집행의 형평성에 대한 불신, 커뮤니티 간의 몰이해와 반목, 경제적 불평등과 소외는 1992년뿐만 아니라 지금도 여전해 존재한다. 그날을 기억하는 것은 억울함과 아픔을 되새기기 위함만이 아니다.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들을 외면했을 때 어떤 참담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는지를 깨닫는 과정이다.   폭동이 흑백 갈등의 폭발이었다면, 그 기억을 잊고 희미하게 만드는 책임은 우리에게 있다. 34주년 4.29는 역사의 깨달음이 체계적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한인회, 상공회의소, LA총영사관 등 우리 모두가 주관 단체라는 책임 자각의 첫걸음이 되어야 한다. 그날의 절규가 대물림되어서야 되는가.사설 역사적 아픔 현재 한인타운 폭동 기념관

2025-04-30

타운 고령화…유치원이 양로센터 됐다

한인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하는 양로보건센터(Adult Day Health Center·ADHC)가 성황이다. 본지가 캘리포니아주 정부에 자료를 요청해 분석한 결과 주로 한인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양로보건센터는 현재 한인타운을 중심으로 LA시에만 총 28곳이 설립돼 운영 중이다.   LA뿐만 아니라 버뱅크, 노스할리우드, 웨스트코비나, 밸리 지역 등 외곽 지역에도 10여 곳이 있으며, 오렌지카운티에도 7곳, 샌버나디노와 샌디에이고 카운티에도 각각 2곳이 운영되고 있는 등 가주 전체에 한인 대상 ADHC 시설은 52곳으로 파악됐다.   현재 올림픽 불러바드와 웨스트레이크에는 웨스턴 ADHC가, 올림픽과 노먼디에는 코리아타운 ADHC가, 올림픽과 킹슬리에는 선라이즈 ADHC가 운영 중이다. 릴리 ADHC와 킹슬리플레이스ADHC는 6가와 킹슬리 인근에서 서로 마주 보고 있다. 또 웨스턴 애비뉴와 7가에는 케어 미래 AHDC가, 웨스턴과 워싱턴 불러바드에는 데이라이트ADHC를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윌셔 ADHC, 메이페어 ADHC, 베터라이프ADHC, 베벌리 ADHC 등이 한인 시니어를 위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외곽 지역의 밴나이스, 셔몬웨이, 퍼시픽 등은 매일 최소 150명 이상의 한인 시니어들이 이용하고 있다. 주 당국에 따르면 각 센터에서 수용할 수 있는 규모는 장소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 50명에서 최대 180명까지 가능하다. 이에 비춰볼 때 LA 지역에서만 3500~4000명의 한인 시니어들이 양로보건센터를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인들을 위한 ADH 센터는 지난 10년 새 크게 성장했다. 이는 한인 커뮤니티의 고령화 현상과 연결된다. 한인타운에 시니어 인구가 계속 유입되다 보니 늘어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ADH 센터 개설이 이어진 것이다.   한 예로 릴리 ADHC가 있는 장소는 이전까지 유치원을 운영했으나 아동 인구가 감소하면서 2019년 양로보건센터로 변경됐다.   밸리양로보건센터의 라동균 액티비티 코디네이터는 “자녀 교육 등으로 외곽으로 이주했던 한인들이 한인타운으로 돌아오면서 시니어 인구가 많아졌기 때문인 것 같다”며 “매일 평균 이용자가 140명 정도 되는데 이 중 90명 정도는 한인”이라고 말했다.   가주노인국이 관할하는 ADH 센터는 시니어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으로, 운동, 음악, 레크리에이션 등 다양한 액티비티와 아침 및 점심을 제공한다.   한인 시니어들은 같은 한인들끼리 친목을 나눌 수 있고 센터에 상주하는 간호사와 소셜 워커 들을 통해 처방약 복용이나 건강 상태도 주기적으로 확인받을 수 있다는 점에 예전과 달리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선밸리에 거주하는 정미영(78)씨는 “집 앞까지 차량이 와서 픽업해 주고 식사도 주니까 가능한 매일 가려고 한다”며 “무엇보다 밖에 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나 함께 지내니 외롭지 않고 좋다”고 말했다.   주 정부 통계에 따르면 가주 전체에 개설된 290개의 ADH 센터의 90%가 영어 구사가 어려운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LA와 밸리 지역 한인 시니어들이 이용하는 셔몬웨이 양로보건센터의 존 성 프로그램 디렉터는 “하루 평균 180명 정도 방문해 4시간 정도 머물며 의료 서비스나 운동, 레크리에이션을 즐긴다”며 “직원들도 정성으로 대하다 보니 한인 시니어들이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성 디렉터는 “아쉽다면 주 정부의 지원이 10년 전과 같다는 점”이라며 “고령화되는 시니어 인구를 관리하려면 예산 증가 등 당국의 관심과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장연화 기자 [email protected]양로센터 고령화 현재 한인타운 한인 시니어들 시니어 인구

2023-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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